안녕하세요. 꽁당입니다.
오늘 많이 더워졌어요.
제주도에서는 이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은 벚꽃과 함께 찾아왔어야 할 중간고사가
밀리고 밀려 드디어 시험기간이네요.
문제지와 교과서 잡지로 지저분한 거실 책상을 보다가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바쁜 와중에도
간간히 책을 읽어내도록
제가 신경쓰고 있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리려구요.
중학생이 되니
이제는 머리가 커서
엄마가 읽으라고 한다고
책을 보지는 않아요.
초등학교 때는
도서관에 가서 풀어놓으면
만화책이 되었건 자기가 좋아하는 모험소설 시리즈 건
몇 시간을 둘러볼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도 없죠.
그래서 요즘은 저 혼자 도서관에 갈 때가 많아요.
서점을 둘러볼 때 제목이 흥미로워 보였던 신간,
교과서와 연계해서 읽을만한 책이나
청소년 추천 코너의 책들.
그리도 두 중학생이 여전히 좋아하는 탐정소설류를
골고루 섞어서 빌려옵니다.
절대로! 읽으라고 하지 않아요.
거실에 한 권씩 툭툭 던져 놓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손끝에 걸려 몇 장 읽으면
그것으로도 좋고
다 읽고 재미있었다며 다시 읽고 싶으니 사달라고 하면
그것도 괜찮고
아무도 보지 않아 열어보지 못한 책은
그냥 반납하면 됩니다.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패드나 핸드폰기 충전기 옆에도
툭! 한 권
베개 옆에도 툭! 한 권
그러나 절대로 읽으라고는 하지 않아요.
책 읽는 시간과 경험이 즐거움으로 남으려면
어느 날 책장을 폈을 때 재미있었던 기억이
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도 모르게 자투리 시간에
책장을 열었다가
쏙 빨려 들어가는 그런 시간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시사문제나 토론거리가 될만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보게 하고 싶지만 맘대로 안되죠.
식사를 하면서나 대화를 하면서,
예를 들자면
"너는 우리나라가 코로나 19를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
와 같이 던져 놓고
신문이나 시사in 같은 읽을거리를 주변에 던져 놓아요.
기사 제목들이 워낙 자극적이라
한두 번 뒤적거려 보기는 하게 되더라고요.
혹시 내가 골라온 책들이
마침 아이의 관심사와 똑 맞아떨어지면
금상첨화고요.
예를 들어
선을 넘는 녀석들을 보다가
이순신 장군님한테 감동해서
옛날 소설 '격류'를 읽는다던지
영화'마션'을 보고
같은 작가의 '아르테미스'를 읽는다던지
요즘 농구에 빠져서
'슬램덩크'를 끼고 잔다던지
(아.. 이건 아닌가요)~
또 굳이 책을 다 보지 않아도
제목이나 작가를 지나치면서
자연스럽게 요즘 분야별 관심사나, 지식의 굵은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지요.
엄마들이 백화점, 마트 다니면서
패션, 식자재, 생활용품의
트렌드를 익히는 것과 같아요. ㅎㅎ
문득 어느 날 어느 순간
책이 손에 닿을 수 있게
던져 놓아 보세요.
어느 더운 여름날
낮잠 자는 포즈로 소파에 길게 누워
제법 두꺼운 책 하나 읽어나가는
이쁜이를 발견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기말이 되면 독서기록지를 학교에 제출합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독서 감상을 제출하면
해당 교과 선생님께서
학생기록부 독서기록란에 기재를 해주십니다.
미리 읽어 놓은 책이 있으면
굳이 독서 논술 학원 다니지 않아도
간단히 감상평 적어 내시면 됩니다. ^^